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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발견한 한미동맹의 균열

입력
2025.01.24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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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2월 3일 불법계엄은 대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내적 파장은 여기서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대외적 파장은 한미동맹에 가장 크게 미쳤다. 그 시작은 정부가 주한 미대사와의 소통을 거부하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한미 간 핫라인이 단절된 것이다. 군 차원에서는 계엄 선포 불과 3일 만인 6일부터 계엄 관련 군 인사들의 언행이 민낯을 드러냈다. 국가 차원에서도 파장은 불가피했다. 관련 인사들은 공개석상에서 군사 기밀을 노출하는 데 거리낌 없었다. 이는 동맹국 미국에 씁쓸함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한미동맹은 신뢰와 믿음에 기초한다. 신뢰와 믿음의 시작은 소통이다. 행동에 앞서 의사 전달과 논의를 통해 대비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엄 사태로 한미동맹에는 이 두 요소가 무너지면서 동맹의 의미에 균열이 생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군 동원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동맹의 외교 당국이 사전에 암시조차 받지 못한 점은 치명적이다. '평시작전권'에 준한 우리의 '고유 권한'으로 우길 수는 있다. 하지만 동맹 간 평시와 전시작전권을 분리하는 것이 허울에 불과하였음이 이번 사태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후는 어떠했는가. 관련 인사의 언행은 동맹의 불신에 쐐기를 박았다. 이들은 유튜브 출연을 통해 군사 기밀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계엄 발포 7일 후인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군의 중요 기밀 시설과 전투 시설은 물론 정보사 요원의 신원까지 밝혔다. 이들은 '(계엄을) 몰랐다'면서 면죄부까지 모색했다. 전장의 포로가 고문도 받기 전에 모든 것을 자백할 것 같은 장면이었다. 그래봐야 결과는 같다. 적군은 이들을 처형할 것이고, 우리 법은 이들을 구속했다.

무너진 우리 군 기강을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은 충분히 목도했다. 안 그래도 한미동맹에 불만이 많은 이들이다. 반면 우리는 새로이 추진하려던 바가 많았다. 전시작전권 전환, 핵협정 재논의, 핵억지력 강화, 미 군함 유지보수, 북한 비핵화 등등. 이 모든 것은 한미 양국 간의 신뢰와 믿음에서 출발한다. 이제 이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말로는 부족하다.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군 기강부터 바로 세우고, 동맹 간 새로운 서약이 필요하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우리를 미국 동맹체계의 가장 '약한 고리'로 봐 왔다. 이의 교정이 시급하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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