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는 미국 위협하는 최악 범죄자"
관타나모 수용소는 테러리스트 구금 시설
1호 법안으로 불법 이민자 구금법에 서명
2018년 6월 미군들이 쿠바 관타나모 기지의 문 앞을 지키고 있다. 관타나모=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불법 체류 외국인을 쿠바 관타나모의 수용소에 구금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군이 테러리스트를 가두고 조사하는 시설이다. 테러와 관련 없는 무고한 사람을 구금하거나 수용자를 상대로 가혹행위를 해 논란이 일었던 곳이기도 하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3만 명 규모의 이민자 시설을 준비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타나모에는 미국 국민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자인 불법 외국인을 가둘 수 있는 침상 3만 개가 있다"며 "미국은 불법 체류자들이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기에 관타나모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타나모에는 미국이 쿠바로부터 영구 임대한 해군기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용소는 기지 내부의 테러리스트 용의자 수용시설이다. 2001년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이 자국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테러 용의자를 구금·조사하기 위해 2002년 설치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인권침해적인 운영으로 그간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기소 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채 용의자를 감금하고, 물고문 등 가혹행위가 자행됐다. 테러와 관계없는 사람이 잡혀오기도 했다. 한때 780명 이상 갇혀 있었지만, 현재 수용자는 15명으로 줄었다. 로이터통신은 "관타나모로 불법 이민자를 추방한다면 현지의 기존 시설을 확장하고, 운영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1호 법안으로 미국에서 강도, 절도 등으로 기소·체포됐던 불법 이민자를 국토안보부가 구금할 수 있도록 한 '레이큰 라일리 법'에 서명했다. 지난해 2월 조깅을 하다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된 미국인 여성 레이큰 라일리의 이름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기념비적인 법"이라며 "이는 수많은 무고한 미국인의 생명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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