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사고기 합동감식 본격 시작
항공유 등 제거 없이 감식 진행
LCC 점유율 높이며 성장하지만
잇단 대형 사고로 안전문제 '도마 위'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화재 항공기에 기체 보호를 위한 방수포가 덮였다. 부산=뉴시스
지난달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부와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으로 꾸려진 조사팀이 3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한다. 제주항공 참사 규명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번 화재 조사까지 본격화함에 따라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초반 감식은 오버헤드빈 중심으로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3일 프랑스 BEA,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과학수사대, 소방당국과 합동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고기 양쪽 날개에 항공유 3만5,900파운드가 실려 있기 때문에, 그간 합동조사팀은 감식 과정 중 추가 화재·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지를 확인해왔다. 논의에 따라 조사팀은 탑재된 연료는 제거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날 비상산소용기 분리 조치 등 위험물을 제거했다.
초반 감식은 탑승객과 승무원이 연기와 불꽃이 튄 곳으로 지목한 여객기 꼬리 쪽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기체 결함이나 전기 합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한다는 게 사조위 방침이다. 국토부는 발화점이 선반 안 보조배터리(리튬이온배터리)일 수 있다는 추정이 계속되자, 보관 위치를 지정하거나 제품 정보 표기를 확인하는 등 수하물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CC 점유율 35.5%... 정비인력은 대형사 절반 못 미쳐
이번 사고를 계기로 LCC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 달 새 발생한 두 항공기 사고가 모두 LCC사와 관련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LCC를 미래 산업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육성한 결과 이용객이 해마다 늘어났지만 안전 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체 국제선 여객(전체 항공사 이용객) 중 국내 LCC사를 이용한 이의 점유율은 35.5%로, 5년 전인 2019년(29.5%)보다 6.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대형사의 여객 점유율이 37.5%에서 33.4%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다수 LCC사들은 항공기 가동률은 높이고 정비 인력은 적게 유지하는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월평균 항공기 가동시간은 △대한항공 355시간 △아시아나항공 335시간 △제주항공 418시간 △에어부산 340시간 △티웨이항공 386시간 △진에어 371시간 등이었다.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HL7763 항공기의 경우 사고 직전 48시간 동안 17회 운항된 것으로 파악됐다.
LCC사들의 정비인력도 역부족이다. 항공포털에 따르면 2023년 제주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 등 10개 LCC의 총 정비 인력은 1,664명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두 회사(3,963명)의 42% 수준이었다. 정비사 1명당 담당 운항 편수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23년 정비사 1명당 운항 편수는 각각 46편, 60.9편이었던 반면 10개 LCC의 정비사 1명당 평균 운항 편수는 155.8편에 달했다.
잇단 사고에 국토부는 항공업계 혁신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LCC를 포함한 11개 국적항공사 전 기종을 상대로 종합안전점검을 실시했고, 전문가 및 현장 의견을 종합해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을 발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시설부터 안전 관리 체계까지 여러 분야에 걸친 개선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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