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출간 앞두고 英 가디언과 인터뷰
"중요한 건 사랑… 빛으로 나아가고 있어"
데버라 스미스 오역 논란 "사실 아냐" 반박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이 지난해 12월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어판 출판사 ‘나투르 오크 쿨투르’에서 열린 한국 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스톡홀름=뉴스1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이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시민들이 응원봉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비극적인 역사의 반복에도) 희망을 품고 싶다"고 말했다.
한강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국판 출간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계엄 사태 당시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상상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로 다룬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계엄 상황을 비교했다. 한강은 "과거에는 자유로운 언론이나 인터넷이 없었다"고 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언론과 인터넷이 상황을 생중계해 시민들이 한데 모여 계엄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의 삶도 전했다. 그는 “너무 큰 관심은 작가에게 좋지 않다”며 “내면의 평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제 나이가 54세인 만큼 내게 글을 쓸 시간이 충분하기만을 바란다”라고 전했다. 그는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느낀다"고도 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 오역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강의 소설들을 영어로 번역한 영국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본을 두고 일각에서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르다는 오역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스미스가 번역한 '채식주의자' 영문판은 2016년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했다. 오역 논란에 한강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실수와 번역의 자유라는 두 가지 요점이 섞여 있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번에 영국에서 출간되는 '작별하지 않는다' 영문판은 스미스가 아닌 다른 번역가가 맡았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 한강은 "가장 중요한 것은 폭력 아닌 사랑"이라며 "학살과 인간의 잔혹함을 쓰면서도 사랑을 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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