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와 정상회담 뒤 발언
미군 파견 가능성도 배제 안 해
근거 제시 없이 "주변국도 동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하겠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16개월간 이어진 전쟁으로 황폐화된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기간 점유해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미군을 파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동의 리비에라 만들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해 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점령 명분으로는 '경제 개발'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미국)는 현장(가자지구)의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의 해체를 책임지고,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키겠다"고 설명했다. '영구 점령을 하겠다는 의미냐'고 묻는 질문에는 "장기 소유를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가자지구 개발 방향은 '중동권 휴양지'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중동의 리비에라(남유럽 지중해 휴양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토 서쪽에 지중해를 둔 가자지구를 해안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긴밀히 연구했다"는데...
특히 미군 파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가자지구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군을 파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 미 대선 레이스 기간 '해외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던 공약을 뒤집은 것이라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미국이 무슨 권한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몇 개월 동안 매우 긴밀히 연구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가자 점령에 따른 국제법 위반 소지 등을 검토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구상을 매우 좋아한다"며 주변국 반발이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점령 동의 아랍권 국가'가 어디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대량 이주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요르단과 이집트를 포함한 주변 국가에 재정착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요르단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대량 이주' 구상을 공개 반대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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