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적 지원'↔우크라 '광물 개발권' 교환
'비즈니스맨' 트럼프 관심... 젤렌스키 "내 제안"
러시아 점령지 등에 매장돼 거래 성사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대가로 희토류를 요구한 데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맹국의 자원 개발 참여는 정당하다"고 화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조만간 개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 편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광물이 매장된 지역 상당 부분을 러시아가 점령한 탓에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거래 성사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젤렌스키 "미국 기업과 희토류 개발 가능"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진출에 매우 관심이 많은 미국 기업들이 우리와 함께 이 부문(희토류)을 개발하기를 바란다"며 "우크라이나 영토를 사수하는 데 도움을 주고 무기와 제재 패키지로 적(러시아)을 격퇴하는 동맹국들과 함께 자원을 개발하는 것에 우리는 열려 있으며 이는 절대적으로 공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우리는 수백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엄청난 희토류를 담보로 원한다"고 말한 데 따른 호응이었다.
'군사 지원'과 '희토류 개발' 교환은 우크라이나의 제안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 이른바 '승리 계획'을 제시했는데, 여기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는 리튬, 티타늄, 코발트 등 핵심 광물도 다량 매장돼 있다.
평화 협상 주도권 쥘 의도도... 성사 여부 '관심'
우크라이나가 수조 달러로 추정되는 광물 개발권을 선뜻 내놓은 건 동맹 또는 우방에 대한 지원을 철저히 '거래 대상'으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 특성을 적극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희토류를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희토류 최대 공급처인 중국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 '광물 개발에서 얻은 이익으로 전쟁 지원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아프가니스탄에 적용했던 전략이기도 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관련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관계자는 "(미국과의) 공동 협정 문서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은 우리 미래 안보의 핵심 요소"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튜브에 올라온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는 것에 열려 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거래가 성사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일단 희토류 상당량이 현재 러시아군 점령지 또는 러시아군 위협을 받는 지역에 매장돼 있어 "아무도 자원을 채굴하고 가공할 수 없을 것"(울프 크리스천 페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에서 확인된 희토류 매장량이 미국보다 훨씬 적고 개발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미국의 이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크라 "북한군 전선 퇴각 아냐"... '퇴각설' 부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에서 퇴각했다는 외신 보도를 부인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과의 인터뷰에서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 수가 감소한 것은 맞지만 북한군은 여전히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활동이 줄어든) 이유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약 1만1,0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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