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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반등 일등공신 반도체...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앞날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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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반등 일등공신 반도체...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앞날 '깜깜'

입력
2025.02.12 1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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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부품 수출 1년 새 37% 늘어
반도체 관세 당장 타격 없지만
미중 무역전쟁 유탄 맞을 수도

1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들과 컨테이너 박스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1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차들과 컨테이너 박스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전년 대비 8% 넘게 증가했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의 수출 규모가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부터 우려가 쏟아진다. 미국이 일찌감치 반도체 관세를 예고한 데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반도체 산업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8.1% 증가한 6,837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3년 마이너스(-) 7.5%로 역성장한 이후 1년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 대비 1.6% 줄어든 6,321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반등은 반도체, 대기업이 주도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부품 수출액은 1,5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6.8% 급등했다. IT부품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8.5%에서 지난해 23.3%로 4.8%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 상위 5대 기업의 수출액도 1,985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액의 29.0%를 차지했다. 이는 2015년 이후로 10년 만에 최고치다. 상위 10대 기업(2,503억 달러)이 차지한 수출액 비중도 36.6%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도 수출 호조 흐름이 이어질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당장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 달러로, 전체 반도체 수출액의 7.5%를 차지한다.

다만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돼도 당장의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인공지능(AI) 개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의 90%가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해도 HBM 수요가 단기간에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뜻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관세효과가 나타나려면 미국 내 대체상품이 생산돼야 하는데, HBM 등 메모리반도체는 그럴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며 "관세가 부과돼도 우리나라 반도체는 큰 피해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관세전쟁이 격화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 전자기기용 반도체를 수출하는 한국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미국의 4배가 넘는 32.8%에 달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국내 메모리반도체는 주로 중국발(發) 수출품에 들어가는 중간재여서 중국의 수출이 부진해지면 한국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다음 주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관세 피해 우려기업에 대한 지원과 수출 품목·지역 다변화를 논의하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우리 산업과 수출 영향을 분야별로 철저히 점검하고, 선제적이고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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