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3주년 앞 미국 주도 종전 논의 '활발'
"미국 손 뗄까" 트럼프 보조 맞추는 우크라
"러와 영토 교환" "희토류 개발" 각종 제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2/12/ee7ad5ec-8763-4873-b627-785bf293ea0a.jpg)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부쩍 절박해진 모습이다. 이달 2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년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협상판이 짜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와 평화를 유럽에 맡기고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더 다급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떻게든 미국을 제 편에 붙잡아 두고자 한다. "유럽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이 필요하다"는 아부성 발언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땅 쿠르스크를 넘길 수 있다"는 제안까지 내놨다. 금전적 이득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희토류 개발권 제공' 논의도 구체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2/12/d54ebb34-429b-4136-acda-f5bcb29f0210.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서 발 뺄 조짐 미국에... 젤렌스키 "안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 없이도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나는 그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한다"며 "미국이 없는 안전 보장은 진정한 안전 보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방공 시스템만 하더라도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이 다른 국가 무기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는 구체적인 예시까지 들었다.
러시아와의 휴전이 성사된 후 유럽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전 보장 방안 일부로서 파병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미국 없이는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쟁을 끝내기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는 유럽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구애'인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한다면 직접 영토 교환을 제안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8월 기습 공격을 통해 점령한 쿠르스크를 러시아에 내주는 대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돌려받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전쟁을 빠르게 끝내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솔깃할 만한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군까지 투입하며 탈환에 사활을 건 쿠르스크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경우 러시아를 좀 더 수월하게 협상장으로 유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빨라진 협상 시계에... '희토류 거래' 논의 본격화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놓은 '트럼프 맞춤형' 계획과 발언들은 최근 활발해진 종전 협상 관련 논의와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여러 경로로 소통하는 중이다. 일단 14~16일 세계 최대 안보 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다. 젤렌스키 대통령 방미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러 간 대화도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군사적 지원을 제공한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희토류 및 광물 개발권을 미국과 공유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번 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인데 이는 희토류 개발권 확보를 위한 초기 논의를 위해서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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