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회동
SNS에선 "효과적인 투자·안보 협정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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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작심 비판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스 켈로그 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종전 문제를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생산적 만남'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켈로그 특사와의 공동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켈로그 특사와 회동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켈로그 특사와 좋은 논의를 했다"며 "현재의 전황과 우리가 요구하는 안보 보장, 포로 송환 문제 등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자·안보 협정을 만들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과를 빨리 도출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켈로그 특사에게)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 제시한 건설적인 제안과 관련,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주고받은 '설전'에 비하면 한층 유화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개전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만든) 허위 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는 독설로 맞받았다.
다만 양측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가 회담을 마친 뒤 별도의 공동 발표나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세르히 니키포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확인하면서도 구체적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기자회견 취소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 일을 볼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론에 (미국을) 험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고 자제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한) 비난을 줄이고, (미국이 제시한) 광물 협정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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