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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_전광훈 유니버스 인물관계도
12·3 불법 계엄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아스팔트 우파’의 구심점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그는 신(神)이고, 그의 말은 법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과격 행동에 ‘국민 저항권’이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폭력을 독려한다. 그 결정판이 지난달 서울서부지법 난동이다. 탄핵 국면을 이용해 그들 왕국의 잇속을 챙기며, 주류 정치까지 뒤흔든다. 본보의 3회에 걸친 기획 ‘전광훈 유니버스’는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사에 따르면 전 목사가 지배하는 사업체와 단체는 언론사, 통신사, 금융사, 쇼핑몰 등 7곳에 달한다. 전 목사는 물론 딸과 아들, 그리고 최측근인 여성 전도사 등이 주무른다. 전 목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의 광고 용역을 맡고 유세 용품을 조달하는 등 ‘내부 거래’가 일상이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자유통일당이 사랑제일교회에서 빌린 것이다. 5년간 차입금이 69억 원이다. 교인과 집회 참가자로부터 십시일반 걷은 헌금이 자유통일당을 거쳐 그의 일가와 핵심 측근들이 운영하는 기업과 단체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기자가 온라인 기반 지역 조직 ‘자유마을’에 가입해 2주간 겪은 실상은 충격적이다. 단체 채팅방에는 밤낮 없이 ‘탄핵 무효’ ‘이재명 척결’ 같은 제목의 유튜브 링크가 올라왔고, 부정 선거론과 혐중 콘텐츠를 전파하는 것도 회원들 일상이었다. 회원수를 불리고, 헌금 명목의 돈을 모금하는 일까지 모두 ‘애국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수원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오프라인 행사에서 전 목사가 “여러분은 돼지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데도 교인들은 “맞아요. 목사님 최고”를 외쳤다. 이단 종교 집회의 전형적 ‘가스라이팅’이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세를 불려 온 ‘전광훈 왕국’은 이제 광장 동원력과 보수층 표심에 실세가 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법치가 붕괴하는 것에 비례해 그들의 편법적 재산 축적도 늘어날 것이다. 수사기관은 물론 금융당국과 세무당국이 이대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 전 목사에 끌려다니는 국민의힘도, 그간 말을 아껴온 교계 지도자들도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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