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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조건부 의대 동결' 카드···의대생 단체 "협박 말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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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조건부 의대 동결' 카드···의대생 단체 "협박 말라" 반발

입력
2025.03.07 16:00
수정
2025.03.07 18:33
1면
0 0

교육부, 조건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동결안 발표
의대생 단체, 성명 통해 정부 방안에 거부 의사 밝혀
환자·시민단체 "의료개혁 백지화 우려" 강력히 반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의과대학생 전원이 3월 말까지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2,000명 증원(2025년의 경우 1,509명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단 학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동결 방안을 철회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의대생 단체는 "협박 말라"며 복귀 거부의사를 밝혀, 정부의 이번 카드 또한 의정갈등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3월 말까지 학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총협 건의에 따른 총장의 자율적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교육부에 "의대생이 전원 복귀한다는 전제하에 26학년도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하게 해 달라"는 내용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 부총리는 "만약 3월 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으면 총장님들이 건의한 '26학년도 모집인원 동결 방안'은 철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의대생들이 어떤 의견을 모을지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교육부 장관이 학생들이 안 돌아오면 5,058명을 뽑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학생을 협박할 것이라면 교육과 학생을 위한다는 말을 다시는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또한 "학생들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 '붕괴된 의료전달 체계의 확립' '24·25학번 교육 파행에 대한 해결', '재발 방지를 위한 투명한 보건의료 정책 거버넌스의 수립' 등을 함께 해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환자단체들은 의대생들에 굴복해 의료개혁의 백지화가 우려된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교육부와 여당이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을 희생한 끝에 이제 와서 정책 원점 회귀를 발표한 건 무책임하고 비겁하다"며 "의대 정원의 숫자에 매몰돼 핵심 의료과제인 의료개혁이 후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곽경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어떤 조건이 있더라도 내년 의대생 3,058명 모집에는 완벽하게 반대한다"며 "그간 의사들이 사직한 상황에서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현장을 지켰는데, 이렇게 정원을 동결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성토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국장은 "정부가 이렇게 한발 물러서면 더 큰 후퇴가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교육부 발표에 대해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어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의대 정원 동결 발표에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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