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 잔재를 부활? 한심하다"
"윤 대통령에 충성 강요하나" 지적
민주당 경북도당도 성명 내고 비판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달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철우 경북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시절처럼 '각하(閣下)'로 칭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독재 시기를 그리워하는 극우 세력에 잡아먹힌 것이냐"며 맹비난했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나영 민주당 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가 (윤 대통령의) 탄핵 각하를 위해 '내란 수괴' 윤석열을 '각하'로 부르자는 황당무계한 소리를 했다"며 "권위주의 시대의 사라진 잔재를 되살리자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이 지사는 독재 정권 시절을 향수하는 극우에 완전히 잡아먹혔느냐. 국민 보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자는 국민이고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무원에 불과하다. 충성이라도 강요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섬겨야 할 것은 내란 수괴 윤석열이 아니라 경북의 국민임을 명심하고 헛소리는 그만하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경북도당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 지사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북도당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결정)을 앞두고 이성을 상실한 이 지사의 망언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는 윤 대통령이 풀려나자 '70년 만에 스스로 봉기한 자유 우파 평범한 우리의 이웃들이 사상전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고 하는 등 극우 선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52일간 구속돼 있다가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 지사는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윤석열 대통령 각하 부르기 운동합시다"라는 글을 올리며 "윤석열 대통령 ‘각하’로 부르는 운동을 벌여 탄핵이 각하되도록 하는 간절한 바람이 국민적 요청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주장했다. '각하'는 특정 고급 관료에 대한 경칭이다. 대통령기록관 등에 따르면 이 호칭은 전두환 정권 시절까지 대통령을 높여 부르는 공식 용어로 사용됐으나 1988년 취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 호칭을 사양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부터는 군사독재 잔재를 청산하겠다며 '각하'란 표현을 금지했다. 이 지사는 '윤 대통령 각하 부르기' 게시물로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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