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내 협상 완료·인도적 지원 재개"
인질 가족들도 "권력 즐기나" 협상 촉구
양측 휴전 조건 격차 커 협상 난항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16일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구호물자로 제공된 음식을 받기 위해 소리치고 있다. 베이트라히야=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2단계 휴전 협상에 나서는 경우에만 미국 국적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선언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생존 인질 1명과 다른 시신 4구는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이행해야 석방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건은 △ 인질 석방 당일 휴전 2단계 협상 시작 △ 50일 내 협상 완료 △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이 제안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하마스는 지난 14일 "휴전 협상 재개에 동의해 인질들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는데, 이스라엘은 "인질 가족을 상대로 한 심리전일 뿐"이라며 하마스의 주장을 일축했다.
휴전 협상이 지연되며 이스라엘의 인질 가족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주 인질 가족들은 텔아비브에서 시위를 벌이고 "이스라엘 고위직들은 권력을 즐기기 위해 우리의 자녀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중재국 이집트, 미국과 함께 휴전 협상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은 휴전 1단계를 50일 연장하고, 남은 인질의 절반을 즉시 석방하는 안을 주장한다.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 인질도 석방하는 식이다.
반면 하마스는 휴전 2단계로의 이행을 고수하고 있다. 약속대로 인질을 전원 석방할테니, 이스라엘 군도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란 것이다. 미국은 "하마스가 공개적으로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비공개 협상에선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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