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방문한 경북대에서 친한·반한 대치
유승민도 TK 찾아 "정치적 본거지 자랑스럽게 생각"
오세훈 "나를 탄핵 찬성으로 분류하는 건 무리" 거리두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대구 북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18일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여권 차기 주자들이 대통령 탄핵에 싸늘한 보수 표심을 파고들었다. 향후 조기 대선 국면으로 바뀔 경우, 외연 확장성이 높은 반면 당원 지지세가 과제인 두 잠룡이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한동훈 방문한 경북대에서 친한·반한 대치
한 전 대표는 대구 경북대에서 '개헌, 시대를 바꾸자'를 주제로 청년 토크쇼를 열었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을 '87년 체제'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꼽으며 개헌을 통한 시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18일 대구 경북대 캠퍼스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들이 한데 뒤섞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구=김소희 기자
행사 시작 전 경북대 캠퍼스에 한 전 대표 지지자들과,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지지자들이 100명 넘게 몰려 대치했다. '행동하는 우파 구국 대구투쟁본부'를 내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동훈은 배신자', '한동훈은 대구가 만만하나' 등의 손팻말을 들고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반면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계엄 막은 한동훈, 국민에 진심인 한동훈'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물러서지 않았다. 신경전이 격해지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양측을 갈라놓을 수밖에 없었다.

18일 대구 경북대 캠퍼스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들이 응원 현수막을 들고 있다. 대구=김소희 기자
유승민도 TK 찾아 "정치적 본거지 자랑스럽게 생각"
유 전 의원은 대구시청과 경북 경산 영남대 강연 일정 등을 소화했다. 대구 출신인 유 전 의원은 대구 지역구에서 4선 의원을 지냈지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기점으로 TK 민심과 다소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대구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이 나의 고향이고 정치적 본거지였음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유승민 전 의원이 18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서 '정치를 바꿔라 미래를 바꿔라'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경산=연합뉴스
이들 비윤석열계 잠룡들이 앞다퉈 TK로 달려가 눈도장을 찍은 건 조기 대선 시 당내 경선에서 이 지역 표심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TK 당원 비중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20.6%로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TK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높아 비윤계 잠룡들에겐 벅찬 곳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TK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비율이 60%로 탄핵 찬성(33%)을 압도했다. 전국적으로 탄핵 찬성(58%)이 반대(37%)보다 훨씬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오세훈 "나를 탄핵 찬성으로 분류하는 건 무리" 거리두기
한편 한 전 대표, 유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과 함께 '탄핵 찬성파'로 분류됐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차별화에 나섰다. 전날 TV조선 인터뷰에서 "(나를) 탄핵 찬성으로 분류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당초보다 각하나 기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라며 탄핵 반대론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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