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공직자, 정치적 중립 의무 잃어"
대왕고래 발표한 산업부 '기강잡기'로 해석
민주당 "공직자 협박… 실패 숨기라는 거냐"
국힘 "공직자 다잡는 건 여당 의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 사회, 문화 분야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가스전 개발)의 1차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발표한 것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모인 교육·사회·문화 분야 당정협의회에서 "공직자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잃고 있다"고 질타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 발단이 됐다.
권 대표는 이날 교육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환경부·고용노동부 차관과 기획조정실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이후 공직자들이 눈치를 보면서 중립 의무를 잃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은 공직자에 대해 "각 차관이 적극적으로 인사 조치를 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자리엔 산업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고, 권 대표도 산업부나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 대표의 질책이 집권여당을 배제한 채 발표를 강행한 산업부에 대한 '기강잡기' 차원으로 해석되면서 야당에선 '공직자 입틀막'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여당에선 야당의 일방적인 해석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에서 "공직자들이 무슨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이냐"며 "국민 혈세 약 1,000억 원이 낭비될 상황이다. 국민께 세금을 투입한 결과를 보고 드리는 것이 어떻게 야당의 눈치보기로 둔갑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문제제기 했다.
그러면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추가 시추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더니,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부 공직자들을 협박하기에 이르렀다"며 "정책 실패를 숨기고 국민께 거짓말을 하라고 시키는 것이냐. 권 대표는 국민 입틀막, 언론 입틀막도 모자라 공직자 입틀막까지 시킬 셈인지 답하라"라고 핏대를 세웠다.
당정협의에 배석했던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서면브리핑이 나온 이후 논평을 내고 "(권력 혼란기) 흔들릴 수 있는 공직자들에게 헌법과 원칙, 직분과 소신에 입각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하는 것은 여당의 책임이자 기본 임무"라며 "임무를 다하기 위한 당정협의와 당부의 말을 민주당은 '협박', '공직자 입틀막' 이라고 해석한다. 이해 곤란한 수준의 이해력"이라고 비판했다.
또 권 대표의 발언이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발언으로 해석된 점에 대해 "산업부 차관은 참석 대상, 참석자도 아닌데 대체 누구에게 대왕고래 브리핑을 두고 입틀막을 했다는 얘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야당의 협조는 기대하지 않으니 여당의 고유 임무에 대해서는 폄하도, 훼방도 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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