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테러, 무기 확산, 환경 파괴 등 맞서"
WP "파나마운하 장악 위한 군사력 과시"

미국 해군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그레이블리호에 2023년 3월 선박 방어용 20㎜ 팔랑스 근접무기체계(CIWS)가 탑재돼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해 남부 국경 인근에 해군 구축함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명분은 국경 보안이지만 영토 장악을 위해 군대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북부사령부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해군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그레이블리호가 이날 버지니아주(州) 요크타운 해군 무기기지를 출발해 해군 북부사령부 관할 구역으로 이동했다"며 "해상 관련 테러, 무기 확산, 국가 간 범죄, 해적 행위, 환경 파괴 및 불법 해상 이민에 맞서게 된다"고 발표했다. 관할 지역에는 미국 본토, 알래스카, 캐나다, 멕시코 및 주변 해역 등이 포함된다.
미군 북부사령관인 그레고리 기요 공군대장은 "그레이블리호 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부 국경 '국가 비상사태' 선포 및 보안 강화 행정명령에 대한 국방부 대응의 일환"이라며 "이 구축함의 해상 운항 능력은 미국의 영토 보전, 주권 및 안보 보호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4월 미국 해군 유도 미사일 구축함 그레이블리호가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항에 들어서고 있다. 그디니아=EPA 연합뉴스
그레이블리호의 정확한 배치 위치나 임무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카리브해나 멕시코만(미국식 명칭 미국만)을 순찰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은 지난해 1월 친(親)이란 무장 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에 맞서 그레이블리호를 사용해 격추한 적이 있다.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이때 사용된 구축함이 미 해안 경비대가 통상적으로 관할하는 지역에 배치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 노력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자국 영토 확장을 위한 군사력 과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개척 정신은 우리 마음속에 새겨져 있다"며 남부 국경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는 물론,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운하 통제를 위한 군사적 옵션 마련에 착수했다고 알려지면서 (이날 배치는) 운하 장악을 위해 군사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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