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유튜브 출연... 한동훈 긍정적 평가
"계엄해제 선두에 선 것, 보통 용기로 못 해"
"尹처럼 '검찰 출신' 꼬리표는 韓 최대 약점"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로 열린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고 전제했을 때, (여당 내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능가할 만한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에서 내세울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한 전 대표를 지목한 것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검찰 출신이라는 게 가장 큰 약점"이라며 한 전 대표의 한계를 짚기도 했다.
"尹 계엄, 당내 행동반경 제약 탓일 것"
김 전 위원장은 17일 친(親)한동훈계 인사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 '언더 73'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지난해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본인이 직접 계엄 해제에 앞장섰다"며 "집권당 대표로서 보통 용기를 갖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극찬에 가까웠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개인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행동으로 실천한 인물이 한 전 대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전 대표의 그날(비상계엄 선포 당일) 행동을 TV로 보다가 '저 사람은 대단히 시민의 모범이 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이 국민의힘에 누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강행 이유에 대해선 "(당내) 행동반경에 제약이 생겨 떠올린 궁여지책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실패했는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도 자신이 미는 사람이 아니라, 전혀 안 되길 바란 사람인 한동훈 전 대표가 당선됐다. 본인의 행동반경이 없어졌다고 생각해 계엄을 떠올렸을 것"이라는 게 김 전 위원의 추론이다. 그는 이어 "한 전 대표가 당선된 그때 (국민의힘 내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국힘은 그걸 참고 견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 모든 걸 법률적 해석해선 안 돼"
앞서 한 전 대표는 작년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득표율 62.84%(총 득표수 32만702표)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경쟁 후보였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18.85%(9만6,177표), 나경원 의원은 14.58%(7만4,419표), 윤상현 의원은 3.73%(1만9,051표)의 득표율을 각각 얻는 데 그쳤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접견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날 김 전 위원장이 꼽은 한 전 대표의 위험 요소는 '전직 검사'라는 사실이다. 윤 대통령과 '뿌리가 같다'는 점이 한 전 대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김 전 위원장은 "그걸 극복하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실생활을 개선할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모든 문제를 법률적으로 해석한다는 사고방식에선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 대표 역시 실제로 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8일 출간한 책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의 저자 소개란에서 21년간의 검사 이력을 제외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란 우두머리'로 추락해 버린 '검사 출신 대통령 윤석열'의 이미지가 자신에게 덧입혀지지 않기를 바랐을 법하다는 뜻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