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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트럼프 웨이브' 올라탈까... 정부, 차세대 조선 개발에 2600억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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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트럼프 웨이브' 올라탈까... 정부, 차세대 조선 개발에 2600억 투입

입력
2025.02.12 10:00
수정
2025.02.12 13:46
0 0

트럼프 러브콜 보내 온 조선업계... 훈풍 장기화 예상
배경은 '세계 수주 1위' 중국 견제...미국 안보까지 위협
LNG선 수요 증가, 미군 함정 MRO 기회 확대 기대
정부, 상승세 장기화 위해 차세대 선박 기술 개발에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조치를 동원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반대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올리고 있는데 해군 함정 보수나 액화천연가스(LNG) 판매 등을 위해서는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진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서다. 정부는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실제 이익으로 이어 나가기 위해 차세대 조선 기술 확보에 2,6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트럼프 취임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2024년 업계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13년 만에 조선 3사 동시 흑자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룬 데 이어 따뜻한 바람이 계속 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울상을 짓는 회사들과 대조적 모습이다.


주목받는 K조선 '왜?'...배경엔 중국 견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울산시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울산시 제공


배경에는 중국 조선업체들에 대한 견제 강화가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조선소 중 수주량 1~4위는 중국 조선사였다. 중국 조선소가 계약을 따 낸 선박량은 4,645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수)로 전체 발주량의 무려 71%나 됐다.

레이건 행정부 들어 관련 정부 보조금이 끊기며 조선업이 쇄락의 길을 걸어온 미국에는 안보 위협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이 조선업을 다시 살리지 못하면 해상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즉 중국을 배척하면서도 자국 조선업·해군력을 끌어올려줄 제3의 길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선박 건조와 관련해 동맹국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HD현대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Avikus)의 '하이나스 2.0'이 적용된 LNG 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Avikus)의 '하이나스 2.0'이 적용된 LNG 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현대중공업 제공


한국 조선사들에는 두 가지 기회가 예상된다. 우선 최근 실적 향상을 주도한 LNG 선박이 더욱 빛을 볼 것으로 보인다. 그가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 때 중단했던 LNG 신규 수출을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산 LNG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를 나르려면 전용 배가 필요해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라며 "중국 배를 쓸 수 없으니 이 시장은 한국이 독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정 MRO(유지·보수·정비)에 대한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 이미 지난해 두 건을 수주한 한화오션은 올해 5, 6건 추가 수주를, HD한국조선해양은 처음으로 두 건 정도 계약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 또 지금은 외국 조선소에서 미국 군함의 건조를 금지한 '번스-톨리프슨 수정법'에 따라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함의 MRO만 가능한데 이 법이 완화되거나 예외를 인정할 경우 더 큰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최근 미국 의회에서 동맹국의 함정 건조를 허용하기 위해 해당 법에 예외를 두자는 법안까지 발의돼, 관련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조선 협력 방법 찾는 정부... 넥스트 조선에도 거액 투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정부 역시 미국과 협력을 위해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이 조선 협력을 해본 적이 없지만 협력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거라 본다"면서 "미국 측에서 어떤 부분에 관심사가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떤 요구가 오든 우리 측에서 맞춰 대응할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대형 조선사뿐만 아니라 중소 조선사에도 일감이 갈 수 있게끔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상승세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지난해 대비 40% 증액한 2,600억 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암모니아·전기 추진 등 친환경 선박에 1,700억 원을 들이고 선박 건조 공정 디지털 전환에 700억 원, 자율운항선박 등에 2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이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혀오고 있어 차세대 선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술은 물론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식의 혁신이 있어야만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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