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독립 저널리즘 불이익... 명백한 위헌"
구글·애플, 지도 앱에서 '미국만'으로 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전용기 기내에서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선언문에 서명하기 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FP 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2/12/f9018220-8cf3-441f-b1f5-9ac42b1f951f.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전용기 기내에서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는 선언문에 서명하기 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AFP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 AP통신 기자의 백악관 행사 취재를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저널리즘 독립성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표기법 문제 삼아 대중의 뉴스 접근 침해"
AP는 11일(현지시간) 줄리 페이스 편집장 명의 성명을 통해 "백악관이 오늘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개명한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편집 기준을 맞추지 않으면 대통령 집무실 행사에 (AP 기자의) 접근을 제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AP의 독립적인 저널리즘에 불이익을 가하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AP 표기법을 문제 삼아 백악관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대중의 뉴스 접근을 심각히 침해할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AP 기자에 대한 불이익도 벌써 가해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대동한 채 '연방 공무원 대폭 감축'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백악관이 AP 기자의 출입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일인 지난달 20일, '멕시코만'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영토 팽창주의'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AP통신은 지난달 23일 새 보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미국 내에서만 유효하고, 글로벌뉴스기관인 AP는 400년 이상 통용된 '멕시코만' 명칭이 국내외 독자들에게 친숙한 점을 고려해 원래 지명 '멕시코만'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백악관이 '출입 제한'으로 앙갚음한 셈이다.
"미국서는 '미국만', 멕시코서는 '멕시코만'"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구글맵에 기존의 '멕시코만(Gulf of Mexico)' 명칭이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돼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https://newsimg-hams.hankookilbo.com/2025/02/12/8a3b16fe-00ad-4261-86b4-f63e9fef26f7.jpg)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구글맵에 기존의 '멕시코만(Gulf of Mexico)' 명칭이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돼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최근 '트럼프 눈치 보기' 행보가 뚜렷한 빅테크들은 '미국만'으로의 지명 변경을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은 지난 10일 정부의 공식 지명을 따르는 내부 정책에 따라 자사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인 구글맵에서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미국 내 사용자는 '미국만' 표기를, 멕시코 내 사용자는 '멕시코만' 표기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도 구글의 뒤를 이어 11일 지도 앱을 수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애플은 "미국 사용자들을 위해 변경 사항을 적용했다"며 "전 세계 사용자가 이용하는 지도 앱에도 곧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들 사이에선 구글과 애플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에 굴복한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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