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신임 무역협회 미주본부장, 24일 부임
트럼프 시대 무역업계 도우려 미국통 임명
코엑스-지하 환승센터 연계 과정서 규제 풀어내
"상생안 만들어 설득... 워싱턴서도 도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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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한국무역협회 신임 미주본부장 겸 워싱턴지부장. 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는 무역 전문 기관인 만큼 모든 업종(무역 진흥을)을 도와야 하기 때문에 업종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려 합니다."
박정우(49) 무역협회 신임 미주본부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24일 미국으로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취임하자마자 세계 곳곳에서 무역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른 뒤 정부, 민간 모두 긴장감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협회 대표 선수로서 현지에서 전방위적으로 뛰어야 한다. 특히 업종별로 이해관계가 제각각 다른 만큼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끔 대응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정관계 인사 섭외해 최대한 만나라"...미션 받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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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식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이 1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위원회 한국위원 총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무역협회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조직 내 알아주는 '미국통' 인사다. 미국 뉴욕대에서 학사를 마친 그는 2004년 무역협회에 입사한 뒤 미주실과 한미경제협의회 등에서 일하며 풀뿌리 아웃리치(대외 소통) 업무를 경험했다. 이후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무역협회 뉴욕지부로 가서 북미로 가려는 한국 기업들을 도왔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고심 끝에 그에게 본부장을 맡기기로 했다. 무역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인 무역협회에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등장만으로도 큰 위기 요인이다. 관세 등 행정 조치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미국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설득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했다. 미국 문화권에 노출된 경험도 많고 네트워크도 갖춰진 박 본부장이 제격이었다. 윤 회장이 박 본부장에 강조한 미션도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적극 섭외해 만나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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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종합무역센터(코엑스) 앞으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박 본부장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과 관련해 정관계 인사와 소통하며 켜켜이 쌓여있던 갖가지 규제를 풀어낸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 본다. 당시 자산개발실장이던 그는 무역협회 시설인 한국종합무역센터(코엑스)와 지하 40m에 생기는 환승센터에서 영동대로 환승센터를 잇는 업무를 맡았는데 이때 출입구와 연결 통로를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가 과제였다.
박 본부장은 "영화관·수족관·오피스 등 코엑스에 입점한 다양한 사업자의 의견을 조율해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그러나 지하 40m 깊이의 환승센터도 이 깊이에서 많은 사람을 집합 시설로 끌어올리는 상황도 생소하다 보니 기존의 관련 규제만으로는 적합한 연결 통로를 만드는 데 무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규제를 풀고 틈새를 파고드는 식으로 코엑스와 지자체가 상생할 수 있는 설루션을 만들어 (지자체를) 설득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모아 조율했던 경험이 미국에서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업종이나 처한 상황이 제각기인 미국 진출 기업들의 요구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협상해 낼 수 있을 거란 기대다.
박 본부장은 곧 한국 기업 투자가 많이 이뤄진 애리조나·텍사스·테네시·아칸소 등 남부 주(州)로 향할 예정이다. 3월 중순쯤 윤 회장이 이 지역들을 찾아 투자 현장과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듣고 주 정부 인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인데 이에 대한 사전작업을 위해서다. 박 본부장은 "(윤 회장의 아웃리치 활동이 끝나면) 주 정부의 어젠다,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 등을 종합해 워싱턴으로 향해 이를 미 의회 인사들을 만나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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