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영 "휴전 첫걸음" 환영했지만
"푸틴 '우크라 점령' 야욕 여전" 우려
트럼프 '우크라 패싱, 러 밀착' 불안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부분 휴전' 합의를 지켜본 유럽 국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에너지·사회 인프라 공습은 일시 중단하되 지상전은 이어가도록 한 결정은 러시아에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유럽 패싱 및 러시아 밀착'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심도 강해졌다.
속내 복잡한 유럽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은 이날 미·러 간 휴전 합의를 일단 환영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부분 휴전이 우크라이나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밝혔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도 성명을 통해 "휴전을 향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겉으로는 휴전 논의가 일부 진척된 듯 보이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 또는 비무장화' 야욕을 포기했다는 신호가 전혀 없다. 되레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히며 러시아의 끈질긴 전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끈 근본적인 이유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휴전 대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및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투가 빠진 점도 우려 사항이다.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공격하겠다는 러시아 측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여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면서 전쟁을 계속할 시간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휴전 협상, 결국 미·러 관계 정상화 위한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이우 대통령실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지난 15일 공개했다. AFP 연합뉴스
향후 종전 협상이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흐를 수 있다는 불안도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점령지 반환 △서방의 전후 안전 보장 등 우크라이나 핵심 이익을 러시아에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날 통화로 재차 확인됐기 때문이다.
반면 두 정상이 △전후 미·러 경제 협력 확대 △아이스하키 경기 개최 추진 등에 합의하는 등 종전을 추구하는 트럼프의 '진짜 목적'은 미·러 관계 개선뿐이라는 의혹도 더 분명해졌다. 리아나 픽스 유럽외교협회(CFR) 유럽연구원은 "이날 미·러 정상 통화는 우크라이나 이익을 무시한 채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지지를 선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완전한 평화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촉구했고,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에 의지할 수 있다"며 안보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유럽 평화유지군의 전후 우크라이나 파병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 각국 군 수뇌부 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